CHAPTER 02 / SUPPLEMENT
보충. 시점 정확성을 지킨 데이터 처리
수정 공시와 두 가지 시간, 시점 기준 조회와 XBRL 문맥을 이해합니다.
나중에 고친 실적을 과거에 쓰면 생기는 일
지우는 가상의 한 기업을 3월 1일에 평가한다. 이 기업은 같은 분기 매출을 2월 15일에 95억 원으로 발표했고, 5월 20일에 98억 원으로 정정했다. 8월 10일에는 100억 원으로 다시 고쳤다. 세 값은 같은 분기를 설명하지만 각각 알려진 날짜가 다르다.
3월 1일의 지우에게 알려진 값은 95억 원이다. 지금 내려받은 데이터베이스에 100억 원만 남아 있어 이를 3월에 넣으면, 당시에는 없던 정보를 사용한다. 미래에 공개된 정보를 과거 판단에 섞는 오류가 Look-ahead Bias(미래 정보 편향)다. 백테스트 결과가 좋아 보여도 실제 당시의 결정을 재현한 성과가 아니다.
- 2월 15일 · 최초 공시
95억 원 공개. 3월 1일 결정에는 이 값을 사용한다. - 5월 20일 · 첫 정정
98억 원 공개. 6월 1일에는 이 버전까지 사용할 수 있다. - 8월 10일 · 재정정
100억 원 공개. 그 이전 판단에 소급해 넣지 않는다.
버전이 바뀌어도 이전 주문에 사용한 값은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Point-in-time Accuracy(시점 정확성)는 각 판단 시점에 실제 사용할 수 있었던 정보만 고르는 원칙이다. 6월 1일의 판단이라면 98억 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100억 원은 8월 10일에 공개된 뒤에야 사용할 수 있다. 발표 시각과 주문 시각이 같은 날이라면 날짜만이 아니라 시각과 시간대도 비교한다.
하나의 값에 필요한 두 시계
매출 95억 원은 특정 분기의 영업을 설명한다. 그 분기가 끝난 날은 매출이 설명하는 기간의 경계다. 하지만 투자자가 그 값을 알게 된 날은 2월 15일이다. 이 둘을 같은 날짜로 취급하면 공시 전에도 매출을 안 것처럼 보인다.
Valid Time(유효 시간)은 사실이 설명하는 시점이나 기간이고, Knowledge Time(지식 시간)은 해당 버전을 알 수 있게 된 시각이다. 두 시간을 함께 보존하는 방식을 Bitemporal Data Model(이중 시간 데이터 모델)이라고 한다. 정정 전 값을 덮어쓰지 않고 각 버전과 공개 시각을 남겨야 한다.
As-of Query(특정 시점 기준 조회)는 과거의 결정 시각을 정해 당시 이용 가능한 값을 되찾는다. 먼저 그때까지 이용 가능한 보고 기간 중 필요한 최신 기간을 고른다. 그 기간에 버전이 여러 개라면 결정 시각 이전에 공개된 것 중 가장 나중 버전을 선택한다. 이용 가능한 값이 없다면 없다고 남긴다.
실적 발표 자료가 상세 분기보고서보다 먼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먼저 공개된 항목을 사용한다면 발표 자료와 보고서의 시각을 각각 기록한다. 상세 보고서가 접수된 때만 사용하면 보수적인 기준이지만, 더 일찍 공개된 사실까지 모두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공급자의 최신 값만 주는 화면이나 API는 예전 버전을 복원해 준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공시별 이력과 공개 시각을 확인한다.
숫자에는 무엇을 뜻하는지 붙어 있다
지우가 두 기업의 매출을 비교하려면 숫자만 읽어서는 안 된다. 한 값은 3개월 매출이고 다른 값은 9개월 누적 매출일 수 있다. 금액 단위나 사업 부문도 다를 수 있다.
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확장형 기업보고언어, XBRL)는 공시 숫자에 의미를 붙이는 규격이다. Concept(항목)는 매출처럼 무엇을 나타내는지, Period(기간)는 어느 시점 또는 기간의 값인지 알려 준다. Unit(단위)은 원이나 주식 수를, Dimension(차원)은 사업 부문이나 지역 같은 구분을 나타낸다.
같은 경제적 내용을 기업마다 다른 태그로 보고할 수도 있다. 따라서 태그 이름만 같거나 비슷하다고 자동으로 같은 지표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회계 기준 변경과 기업별 분류 차이도 살핀다. 공시의 접수 정보에서 공개 시각을, 각 수치의 문맥에서 대상 기간과 단위·차원을 확인해 연결한다.
주식 분할처럼 비교 기준이 바뀌는 일도 있다. 3대 1 분할 뒤 주당 수치를 비교하려면 과거 주당 값을 분할 기준에 맞춰 볼 수 있다. 다만 합병이나 분할 설립은 단순한 배수 하나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고, 조정 자료 역시 언제 알 수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